지난달 26일 경기도 안산에서 출발해 진도 팽목항까지 도보행진을 하고 있는 세월호 가족들이 지난 12일 영암군민들과 함께 영암지역 행진을 진행했다.
지난 12일 아침 목포 해양수산청에서 출발한 도보행진단은 영산강하구둑을 지나 오전 8시 30분경 영암에 진입했다. 이후 대불산단과 삼호읍 용당리, 현대삼호중공업 인근을 행진했으며 영암방조제를 거쳐 해남으로 이동했다.

11일 장만채 전라남도교육감 등이 참가한 가운데 목포지역 도보행진을 진행한데 이어  ‘온전한 세월호 인양과 실종자 수습 및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세월호 가족 도보행진’의 영암지역 행진에는 민주노총 영암군지부, 삼호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금속노조 서남지회, KCC노동조합, 영암군농민회, 민주민생영암행동, 전교조 영암지회, 삼호중학교 학생들, 영암언론협동조합 등이 참여해 세월호 유가족들의 지친 걸음에 힘을 보탰다.

200여 명이 함께한 이날 행진 참여자들은 ‘책임자 처벌, 철저한 진상 규명’, ‘온전한 선체 인양’, ‘실종자를 가족 품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색 깃발과 조끼를 착용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알렸으며, 바쁜 걸음걸이 가운데서도 가로수나 길거리 중간 중간에 ‘세월호 참사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노란 리본을 달았다.
보름 이상 지속된 행진으로 인해 피곤한 몸을 추스리며 선두에 서서 노란 깃발을 들고 도보행진을 이끌어가고 있는 유가족 홍영미 씨는 “정부는 진실이 밝혀지면 큰일이 일어나는 줄 안다. 세월호를 인양하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이다”며 “특별법이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만들어지지도 않았고 세월호 인양과 더불어 제대로 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행동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하나하나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홍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정부의 일 처리에 분노와 아쉬움을 느낀다. 양심이 침몰한 것이다”며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는 언론을 동원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았다. 하지만 전 세계가 세월호 침몰 진실을 알고 있는 만큼 진실은 꼭 밝혀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용우 도보행진단 상황실장은 “우선 개인적으로 현재 세월호에 남아있는 9명의 실종자가 빨리 수습돼 우리 유가족의 품에 돌아오게 하고 싶다”며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 돼야 진실을 규명하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실장은 “정부가 세월호 인양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인양하는데 있어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세월호 참사 가족 협의회에서는 나름대로 기술적 문제를 검토했다. 온전하게 인양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영암지역 행진을 함께 참가한 장문규 금속노조 서남지회장은 “세월호 진상 규명 관련해서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특별위원회는 제대로 활동하지도 않고 있다. 진상 규명을 위한 인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특히나 실종자 9명이 구조되지 않아서 이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행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삼호읍 ‘영암2교차로’에 접어들자 삼호중학교 학생들이 ‘잊지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가족들을 응원했다.
삼호중학교 유광현 학생은 “가까운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고 비슷한 또래가 겪은 참사이기에 남일 같지가 않다”며 “반드시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해서 진실을 밝혔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월호 가족들은 “새누리당은 더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방해하지 말고 적극 협조하라”며 “가족 도보 행진의 마지막 날인 오는 14일 진도 팽목항으로 모여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가족협의회가 꾸린 도보행진단은 오는 14일 진도 팽목항 도착 후 문화제를 마지막으로 19박 20일 동안의 안산-팽목항 행진 일정을 마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