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던 ‘영암군 통일쌀 경작사업’이 5년 만에 다시 수확의 기쁨을 나눴다.
영암군농민회는 지난 14일 덕진면 소재의 ‘통일쌀 경작단지’에서 ‘통일쌀 추수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영암군농민회 회원들을 비롯해 김재욱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의장, 전동평 영암군수, 이하남 영암군의회 의장, 박종태 농어촌공사 영암지사장, 박도상 영암농협 조합장, 이재면 낭주농협 조합장, 이기우 신북농협 조합장, 김양곤 농협영암군지부장, 조태현 한국농업경영인회 영암군연합회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으며, ‘대북 쌀 보내기’로 폭락하는 쌀값 안정을 이루고 남북화해로 나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전동평 군수는 축사를 통해 “공공비축미가 50만 톤 이상은 돼야 한다”며 “전쟁물자 예산 삭감하고 대북 쌀 보내기로 남북화해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통일 밖에 없다”며 “농민, 농협, 의회 등과 함께 고뇌하여 농민이 살길을 찾는 영암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영암군농민회는 추수 행사에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땀 흘려 일해 풍년농사를 이뤘지만 나락 값 폭락 조짐으로 농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며 “쌀값 하락의 원인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규정을 어겨가며 저가수입쌀(가공용 쌀, 밥쌀용 쌀)을 더욱 저가로 시장에 판매했기 때문”이라 했다.
이어 쌀값 안정을 위해 “민관운영협의회를 구성하여 저가수입쌀을 국내 시장에서 격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국내 쌀값 안정과 생산비 보장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영암군농민회는 정부가 해년마다 41만 톤의 쌀을 외국에서 수입해 정부 재고미 중 수입쌀이 현재 50만 톤이 넘고 있다며, 수입쌀로 늘어난 재고만큼 50만 톤 이상의 격리용 추가수매 실시와 50만 톤 이상의 대북 쌀 보내기를 즉각 시행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영암군 통일 쌀 경작사업’은 지난 2009년 민관이 함께해 통일 쌀 농사로 통일비용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이다. 당초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방침이었으나, 2010년 영암군이 추진하던 ‘산수뮤지컬 사업’에 불거진 의혹으로 ‘주민감사 청구’, ‘백서 발간’ 등을 영암군농민회가 주도했다며, 영암군이 농민회에 대한 사회단체 보조금 전액 삭감, 통일 쌀 경작지 회수조치 등을 취하며 관계가 악화돼 2010년을 끝으로 중단됐었다. 전동평 군수 취임 후 올해 다시 재개된 ‘영암군 통일쌀 경작사업’은 지난 5월 22일 모내기를 시작해 이날 추수행사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