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국장  우 용 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법 로비와 부정청탁,
금품수수를 추방하고 엄정하게 처벌해야…
우리 사회의 투명한 미래 앞당길 수 있을 것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의 맹활약으로 ‘김영란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
KBS 보도 등에 따르면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후 이완구 총리는 언론사 기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면서 “좀 흠이 있더라도 덮어주시고, 오늘 이 김치찌개를 계기로 해서 도와주소”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이완구 총리는 이를 전부 부인하고 나섰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추가로 녹취파일까지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녹취파일에 따르면 이 총리는 “김영란법에 기자들이 초비상이거든? 안되겠어. 통과시켜야지. 진짜로…. 당해봐”라며 “언론인들, 내가 대학 총장도 만들어주고…. 내 친구도 대학 만든 X들 있으니까 교수도 만들어주고 총장도 만들어주고…”라는 말을 했다. 이는 권언유착에 의한 부정 부패와 비리를 의미한다.
‘김영란법’에 언론인까지 포함돼야 한다는 것을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언론에 대한 협박과 청탁을 통해서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불법 로비와 부정청탁, 금품수수를 추방하고 엄정하게 처벌’하기 위해 일명 ‘김영란법’의 제정이 추진됐었다. 바로 2012년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초안을 마련했던 법안으로 정확한 명칭은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이다. 공직자의 금품 수수행위를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다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경험한 바로는 뇌물죄나 알선수재 등 형법상의 처벌규정, 부패방지법을 비롯해 각 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윤리강령 또는 행동강령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직무연관성이나 대가성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을 경우에는 법망을 피해갈 수 있었고, 각 기관에서의 자체 징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기에 국민들의 불만이 누적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란법'은 국민의 기대를 받았던 법이며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입법이다.

이런 ‘김영란법’이 2012년 8월 입법예고 후 2년 반 만에 국회 정무위에서 처리됐으나,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김영란법’의 적용 범위가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인까지 확대된 것을 이유로 권력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언론기관이 좁은 의미로는 공공기관이 아니지만, 언론기관의 사회적 공공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이 법안에 따라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문제 삼을 이유가 전혀 없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언론자유의 침해나 언론기관 종사자들을 잠재적 범죄 대상자로 본다는 우려 역시 기우일 뿐이다.
오히려 언론인들 스스로 왜 본인들이 포함되었을지 반성해야한다. 그동안 다른 직업종사자보다 더 높은 직업윤리 의식을 발휘해야할 언론인 중 대다수는 신분을 내세워 떡고물을 쫓아다니며 접대 받아왔었다. 또, 권력자와 자본가에게 건네받은 부정한 금품으로 얼마나 오랜기간 국민들을 속여가며 자신들의 배를 채워 왔었다. 이에 ‘양심’을 지키며 살아왔던 언론인들조차 오히려 ‘김영란법’을 반대하는 부도덕한 ‘사이비 언론인들’이 이번 기회에 걸러지기를 기대하는 입장이다.

또한, 사립학교를 포함하는 것 역시 교육기관의 공공성을 고려했을 때 당연히 찬성해야 한다. 같은 교육기관임에도 공립학교만 포함시키고 사립학교는 ‘김영란법’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것이 도리어 형평성에 어긋난 일이었다.
이미 많이 늦었고, 국민들은 기다리다 지친 상태이다.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이유를 들어 또 법제정을 미루어서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만 깊어질 것이다.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을 원안 그대로 본회의에 상정하고, 이를 통과시켜 우리 사회의 투명한 미래를 앞당겨줄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