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부분 연대 파업에 동참 / 사측에 성실한 노사협상 요구

조선업종노조연대 소속 노조들이 지난 9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 공동파업을 실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삼호중공업지회도 이날 회사 측의 성실한 노사협상 등을 요구하며 조선업종 노조와 연대한 시한부 파업에 동참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파업선포식에 이어 이날 오후 3시 삼호읍 현대삼호중공업 정문 앞에서 조합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 보장! 2015년 임금협상 요구 쟁취를 위한 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파업 선포식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회사 측이 부실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도 모자라 노사협상마저도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히며 “조선소 내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생명경시 풍조가 심각하며, 이윤만 추구하는 경영방침에 조선소 내 비정규직들만 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올 1분기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계열사 3곳의 사내유보금이 18조원에 달하지만, 노동자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매길 바라며 희망퇴직, 정리해고를 일삼는다”고도 주장했다.
노조는 또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서도 “고용 안정대책과 ‘기술력유실방지방안’을 마련하기는커녕 박근혜 정부는 ‘정규직이 청년실업을 조장한다’며 오히려 우리의 일자리와 임금을 빼앗으려 한다”며 비판했다. 또 “부모의 일자리를 빼앗아 자식들에게 비정규직 일자리를 나누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만 줄여준다”고 주장하며 비정상적인 정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기름때와 땀으로 범벅된 조선소 노동자들을 ‘귀족노조’라 매도하고, 90%가 넘는 조합원의 요구로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한 파업에 대해서도 ‘비애국적 행위’라 비난하며 수출효자이자 한국 조선산업을 세계 1등으로 만든 주역들을 매국노로 몰아간다”며 비판했다.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노조와 대우조선 노조가 참여한 조선업종 연대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며,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지난 2012년 이후 3년만에 파업을 실시했다.

회사 측, ‘명분없는 파업’ / 파업 참여 미미해 ‘정상 조업’

회사 측에서는 이날 노조의 파업에 맞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명분없는 파업’이라고 일축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9일 열린 조선업종 노조연대(이하 조선노연)의 공동파업에 참가한 인원이 전체 조업인원의 0.4% 수준으로 극히 미미해 조업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공장이 정상 가동되었다”고 밝혔다.
현대삼호중공업의 관계자는 “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에 조합원들이 외면한 결과 대다수 조합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현장 조합원들의 정서를 무시한 일방적 파업으로 현 노조 집행부의 향후 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회사 측은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여파로 어려운 지역경제에 전남 서남권 최대 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의 노조가 회사의 어려운 사정은 상관없이 ‘내 몫만 챙기겠다’는 이기적인 행보를 계속할 경우 가뜩이나 침체 속에 허덕이는 협력사와 지역경제는 결국 나락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2014년 기준으로 근로자 1인당 평균연봉이 7,800만 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임에도 올해 기본급 15만9900원(8.27%) 인상과 성과금 지급 기준 변경, 정기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노조요구는 무리한 수준이며 명분없는 파업이라 비난했다.

연말까지 계속될 대정부 투쟁

한편, 조선업종노조연대는 현대중공업노조와 대우조선노조,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등 조선 빅3를 비롯해, 현대삼호중공업노조, 현대미포조선노조,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와 성동조선지회, 신아SB지회, STX조선지회 등 9개 사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오는 17일 ‘2차 공동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은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과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을 비롯한 현대차 그룹 18개 계열사 노조가 연대 파업을 결정했다. 지난 9일 열린 현대차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 결과 70%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오는 19일에는 공무원노조와 교직원노조 등의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10월 24일 비정규노동자대회, 11월 ‘10만 농민대회’를 비롯해 민중총궐기로 이어질 예정으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항쟁이 끊이지 않는 가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