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금정면 연소리 활성산 산골짜기를 따라 풍력발전기 20여기가 들어선 후부터 여섯 가구가 모여사는 한대리 각동주민들이 편두통과 여러 불편 사항들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지만 군과 업체 측은 인허가 당시 한대리 주민들을 공청회에서 제외한 것을 비롯해 보상 문제 역시 명확하게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3일 찾은 각동마을은 바람이 세지 않아서인지 터빈이 도는 속도는 아주 느렸지만, 소음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이 마을에 사는 김충중(78)씨는 “이미 풍력발전기가 들어선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마을로부터 멀리 옮겨달라고 수차례 군이나 업체 관계자들한테 말했다”며 “소음 때문에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도저히 할 수가 없는 것은 물론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풍력발전기가 집으로부터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살고 있는 김영희(63)씨는 더욱 고통스럽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 2000년부터 각동마을에서 2개의 축산동에서 소 50여 마리를 키우면서 생활했다. 하지만 지난해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축의 폐사와 죽어서 태어난 송아지를 보는 등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풍력발전기가 들어오기 전에는 이러한 일이 없었다”며 “아마 내 생각에는 풍력발전기에서 나오는 저주파와 소음 때문에 소가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무슨 대책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김씨는 “바람이 세게 불기라도 하면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에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나물이라도 캐려고 집 밖에 나오면 발전기에서 나오는 저주파 때문인지 머리도 아프고 속도 울렁거린다”고 했다.
또 “명절에도 자식들과 어린 손자들이 와서 피해를 볼까봐 못오게 했다”며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영암군과 영암풍력발전 관계자는 풍력발전단지 인허가 당시 한대리 각동마을은 공청회에서 제외했다.
이에 풍력분야 전문기업 대명의 자회사인 영암풍력발전은 금정면에 주로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있어 금정면 주민 위주로 공청회를 진행했고, 한대리 각동마을은 영암읍에 포함돼 공청회 대상지역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인허가 과정에서 풍력발전기로부터 거리상 가까운 마을을 배제한 것이다.
업체 측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풍력 발전기 거리는 각동마을은 0.55km, 산대마을과 금오마을은 1km, 냉천마을은 0.89km 떨어져 있어 이주에 따른 보상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영암풍력발전 관계자는 “인허가 과정 당시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다”며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들과 앞으로 지속적인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금정면 연보리 냉천마을, 연소리 금오마을과 산대마을도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선 곳으로, 이곳에 사는 주민들 대부분도 각동마을 주민들과 같은 문제점을 호소하며 업체와 군 측의 명확한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최근 군수와 영암풍력발전 대표이사가 만나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