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창립됐던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이 조합원과 내외빈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일 영암군민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임원 변경 의결과 기찬장터 위탁운영에 대해 논의했다.
영암군이 지난달 말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센터(이하 기찬장터) 위탁운영자 모집 공고’를 내며 13일까지 운영자를 모집하고 있는 가운데, 기찬장터 운영을 시사했던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이 총회를 통해 위탁운영 신청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사를 묻는 자리를 가진 것이다.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 공익단체’
로컬푸드 운동은 그동안의 농협·대형마트 중심의 농산물 유통구조에서 소외돼 왔던 소규모 농업인이 중심이 돼 개별 농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쟁을 지양하며, 두레농장 등의 마을 협동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유통구조 혁신 등을 내세워 생산자와 소비자, 농촌과 도시, 농업과 환경의 관계성을 회복하는 대안 농업 운동이다.
이미 잘 알려진 한살림·아이쿱생협 등 전국 단위의 대안 경제 운동에 이어 완주·옥천 등 지역 단위 로컬푸드 협동조합 조직화로 이미 여러 곳에서 로컬푸드 운동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적 협동조합을 표방하며 ‘비영리·공익성’을 내세웠고, 설립 후 30여 회에 걸쳐 서울과 목포·나주 등에서 직거래장터를 열고 지역 농민들의 생산물 판매에 주력해왔다. 최소한의 수수료 10%만 조합이 가져감으로써 지역의 생산 농가에 수입을 늘리고 지역 경제에 실질적 이익을 창출해내는 구조인 것이다.
또 조합의 수익 중 법정적립금 30%를 제외한 나머지는 지역 사회에 공익사업으로 환원하는 개인의 이익이 배제된 공익적 목적의 사회적 경제 공동체이다.

박충남 신임 이사장 선출, 기찬장터 운영모집 참가는 미정
이렇듯 공익성을 내세운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이지만, 지역 내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인식과 홍보가 부족한 탓에 ‘무보수 명예직’인 조합의 이사장이 이익을 가져가고 특혜를 받는 것처럼 알려져 결국 이날의 임시총회까지 열리게 되었다.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은 이날 임시총회에서 불필요한 특혜 논란으로 표적감사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삼행 이사장(영암지역자활센터 센터장)이 사퇴하고, 신북면의 박충남(전, 낙농육우협회 전남도지회장) 씨를 새롭게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이와 함께 4명의 이사를 추가 선임하는 임원 변경 안건을 처리했다.
전임 이삼행 이사장은 “최근 자활센터장을 하면서 조합 이사장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오해와 우려,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계속 순수한 열정으로 조합 비상근 이사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결국 외압에 의해 사회적협동조합의 이사장이 사퇴하게 된 것으로 판단하며 울분을 토해내며 흐느꼈다. 또한 조합원들은 역경을 딛고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을 기필코 이겨내서 전국적 성공모델로 만들 것을 다짐했다.
이어, 또다른 안건이었던 기찬장터 운영자 모집에 대한 참가 유무는 이사회에 결정을 일임했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영암군이 사회적 경제 조직을 적극 육성해서 지역사회의 약자들이 튼튼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기를 되찾아주길 호소했다.

영암군의회, 2012년과 비슷한 상황임에도 당시와 상반된 입장
한편, 지난해 6·4지방선거 이후 기존 운영자였던 사)영암군농특산물판촉단의 운영중단 통보로 14개월째 비어있던 기찬장터는 13일까지 위탁운영자 모집에 나서며 참가 신청 단체를 심사해 이달 말 운영자 선정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영암군은 지난해 운영이 중단된 기찬장터의 운영자 모집에 나선바 있으나, 지난해 9월 2차례에 걸친 모집공고에도 불구하고 희망업체가 없어, 영암군의회에 민간위탁 동의안과 시설 사용료 면제 동의안을 제출했었다. 영암군의회에서는 지난달 232회 정례회를 통해 안건을 논의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영암군의 재산을 위탁 운영을 하게하며 사용료를 면제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반대에 나섰고 ‘사용료 요율 조정 등을 재검토한 뒤 추진’하도록 조건부 동의로 가결했었다.
하지만 사용료 면제에 대해 강력 반대를 주장했던 영암군의회의 해당 의원은 똑같은 상황이었던, 2012년 12월에는 사)영암군농특산물판촉단이 기찬장터를 무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동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당시 영암군의회의 상임분과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아 민간위탁동의안과 사용료 면제안을 동시에 통과시키며 의사봉까지 두들긴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또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민들은 3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비슷한 사안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는 해당 의원이 당시 상황과 현재 상황 중 진심은 어느 것인가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