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농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농기계를 몰고 청와대로 진격에 나섰다.
지난 16일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봉준 투쟁단 100여명이 영암읍 학송리 청풍원휴게소에서 집결했다. 이들은 전날 해남에서 출발 강진을 거쳐 이날 영암에 도착해 투쟁의 깃발을 다시 추켜세웠다.
전봉준 투쟁단은 영암에 도착 후 정운갑 농민회 회장을 비롯한 농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단한 인수인계식을 갖고 120여년 전 전봉준 장군을 중심으로 전국 농민들이 봉기한 ‘동학농민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부패한 박근혜 정권을 몰아내는데 온 힘을 쏟을 것을 결의했다.
깃발을 이어받은 영암농민단체 회원들은 트렉터 5대와 화물차 30여대를 동원해 본격 투쟁행진에 나섰다. 청풍원을 출발해 영암읍 터미널 로터리, 실내체육관, 영암상록회 회관, KT영암지점, 전 영암 KT&G지점, 영암산림조합 등의 코스로 투쟁행진에 나선 농민회는 “쌀 값은 30여년 가격으로 떨어졌지만 정부는 쌀수입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쌀 직불금을 줄이겠다고 한다”며 “50여개의 FTA를 맺어 외국농산물이 홍수처럼 밀려오고 있고 이것도 부족해서 한-칠레 FTA 협상을 열어 농산물 추가개방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부동산 투기, 농협 황제금리 의혹을 사고 있는 밥쌀 수입의 책임자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미 국회에서 해임결의안이 통과됐는데 박 대통령의 비호 하에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며 “박근혜정권은 이미 백남기 농민을 죽인 살인정권으로 더 이상 농업과 농민이 죽어서는 안된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만 들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으로 노동자는 총파업으로, 학생들은 동맹휴업으로, 농민들은 농기계를 몰고 청와대로 진격할 것이다”며 “25일 일이 바쁘시더라도 꼭 함께 해주셔서 박근혜퇴진에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특히 농민들은 잠시 농산물품질관리원 영암사무소를 찾아 현재 정부에서 발표한 수발아피해곡 매입가격에 대해 현시세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농식품부에서 제안한 3만원대의 수매가격 편성을 농관원 측에서 반대했다는 설에 대해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장동석 소장은 “품관원은 검사를 하는 기관일 뿐 가격을 책정하는데 찬성하고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개인적으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되고 상부를 통해 정확하게 파악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농민회 회원들은 농관원을 지나 덕진면, 농업기술센터, 군서, 도포, 시종, 신북, 금정 등을 차례대로 행진하고 나주농민회에 인수인계를 했다. 한편 농민회는 전국을 누비며 성난 민심을 하나하나 모으고 깨우기 위해 동부과 서부 두 갈래로 나뉘어 진행된다. 동부는 경남-경북-충북-경기-서울, 서군은 전남-전북-충남-서울로 향하고 지역을 지나갈 때 농민들이 농기계와 농사용 차량 등으로 이동해 결합하는 형태로 25일 청와대에서 집결해 박근혜 퇴진을 결정짓는 투쟁의 도화선에 횃불을 불여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