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가격 폭락으로 농촌의 시름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봉감마저 가격이 예년 수준에 못미치면서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금정농협에 따르면 10일 기준으로 2016년도 떫은감(대봉감) 수매가격은 40내 특품은 2만3000원, 상(上)품은 1만9000원, 보통은 1만1천원 등에 거래되고 있다. 공판장가격으로 환산하더라도 특등은 3만원, 상품 2만6000원, 보통 1만7000원으로 예년에 4만원대를 유지하던 때와 비교하면 절반가량이 하락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씨알이 굵은 상품들이 많아 특등 비율이 평소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대봉감 가격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는 풍년과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전국적으로 대봉감 재배면적이 늘어나는 반면 수입과일이 증가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금정면의 경우 대봉감 수확량은 크게 늘었지만 수확한 대봉감을 저장할 수 있는 저온저장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수매한 감을 바로 공판장에 내다 팔아야만 했다. 이 때문에 농민들의 수확시기가 겹쳐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서 가격폭락을 더욱 부추겼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상황은 비슷하다. 저온저장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에도 태풍이나 비 피해, 냉해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대봉감의 작황은 상당히 좋은 편이어서 가격이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9월 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김영란법)’으로 인해 대봉감의 현지 판매량이 크게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대봉감 선물이 예년에 비해 올해 80%가량 떨어졌다는 것이 농가들의 전언이다. 여기에 FTA 등으로 바나나와 파인애플과 같은 수입과일이 과일시장을 점령하면서 제철을 맞은 대봉감의 소비율이 떨어진 것도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금정농협은 산림청 임산물 가공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내년부터 가공시설을 확충해 조청(10톤), 곶감(15톤), 감말랭이(10톤)등을 생산하고 천연염색제인 감염료도 30톤을 생산해 염색체험에 나서는 등 여러 가지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금정농협 관계자는 “적자를 무릅쓰고 수매에 나서고 있지만 농협의 힘만으로 가격안정을 유도하는데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며 “풍년농사를 지었다고 농민들과 하늘을 탓 할 수 없고 결국 저장시설 확충을 통한 연중출하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