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대의 공천헌금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역구 국회의원인 국민의당 박준영의원에 대해 검찰이 징역5년에 추징금 3억 1700여만원을 구형했다.
지난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3선 도지사를 지낸 공인이지만 자신의 선거 비용 조달을 위해 공천 명목으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수수하는 등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에 크나큰 부정을 저질렀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박 의원은 원외 민주당 세력인 신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이끌 당시 사무총장을 맡았던 김모(64)씨에게서 3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 8월 기소됐다. 검찰은 박 의원이 20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박 의원이 김씨에게 “사무총장이 되면 비례대표를 생각해보라”고 말한 것은 여러 가지 정황을 비춰 볼 때 공천을 기대하는 김씨를 이용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박 의원이 한 홍보업체로부터 8000만원 상당의 선거 홍보물을 받았으면서 선관위에는 지출 비용이 3400만원이라고 축소해 신고한 것도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혐의를 추가했다. 홍보업체가 돈을 덜 받았다고 진정을 내자 박 의원 측이 20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무죄를 주장했다. 신민당 창당 당시 박 의원은 사람을 모으는 일에 집중했기에 자금업무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공천과 관련해서는 김씨가 진술을 수시로 바꿨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대화가 없었고 당시 비례대표를 추천하거나 당선시켜줄 수 능력이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박 의원은 “이 사건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사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정치의 선진화를 창당에 참여한 것이었으며 기자와 청와대 생활, 도지사 세 번을 하며 누구에게도 돈을 달라고 하지 않았고 그동안 재산도 늘어나지 않았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박 의원에 대한 선고공판은 12월 2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한편 박 의원에게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금품을 건넨 김씨는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고 또 박 의원의 회계책임자도 같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벌금 200만원, 추징금 1300만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