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겨울을 맞아 날씨는 더욱 추워졌지만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는 지역민들의 촛불은 더욱 뜨겁게 타 올랐다.
지난 8일 오후 6시 ‘영암군민 3차 촛불집회’가 영암군청 앞 광장에서 열려 500여명의 지역민들과 지역 정치권, 시민단체 및 각계 인사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즉각 퇴진’이라는 한 목소리를 냈다.
‘박근혜정권 퇴진 영암운동본부’의 주관으로 열린 이날 촛불집회에는 군서면 모정리 사물놀이 풍물패의 사물놀이 공연을 시작으로 참석자들의 신청을 받아 진행하는 자유발언과 발언 사이사이에 공연이 함께해 지난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축제와 같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자유발언에는 노동자, 농민, 종교인, 시민단체, 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많은 참석자들이 나서 박근혜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남긴 시점에서 이를 주제로 한 자유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구림공업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김기중 교사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일 가결이 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며 “이것은 단지 소추안이 받아들여지는 것일 뿐, 대통령이 곧바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박근혜정부를 향한 촛불은 완전히 물러나는 순간까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집회에는 많은 학생들이 자유발언에 참여해 박근혜정부에 대한 재치 있는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영암여고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예빈, 박연진 학생은 박근혜와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린이가 등장하는 자작동화를 낭독, 이들의 행태를 ‘동화’라는 색다른 형식으로 풍자해 참가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으며, 같은 학교 1학년 전소원, 김다은 학생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항’장애인지 ‘공황’장애인지도 모르는 최순실 같은 사람이 이 나라를 좌지우지 했다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너무 부끄럽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자유발언 중간에는 틈틈이 최근 유행하고 있는 ‘하야송’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패러디 영상 등이 상영돼 집회의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참가자의 민중가요 공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추운 날씨 속에 집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많은 지역민들과 단체가 힘을 보태기도 했다. 영암지역자활센터에서는 따뜻한 둥굴레차를 제공하는 한편 소비자교육회 영암지부에서는 고구마를 제공했으며 영암읍, 군서면, 도포면 등 지역 각지의 주민들이 어묵 국, 배 즙, 음료수를 제공하는 등 나눔 봉사활동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후 촛불집회의 마지막 일정으로 참석자들은 영암군청 광장에서 출발해 중앙로, 역리사거리, 오일시장길 등을 경유하며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이날 행진에서는 선두에 촛불 대신 커다란 횃불을 앞세워 거리행진에 나서며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쳤다.
박근혜 퇴진 영암운동본부 장석웅 상임대표는 “최근 전국을 뒤흔든 232만 촛불에 우리 영암도 힘을 보탰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다음날인 지난 9일 국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졌으며 찬성 234표, 반대 56표로 당초의 예상을 넘는 큰 차이로 소추안이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