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부장  장 정 안

씨름단 창단이 영암군의회 3차 본회의에서 수정가결되면서 사실상 확정이 됐다. 지역에서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지만 적어도 조례로 유효기간으로 정한 2019년 12월 31일까지는 싫든 좋든 영암군청 씨름단은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창단과정에서 지역 곳곳에서 잡음이 일었다.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은 연간 15~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씨름부를 운영하기에 재정자립도가 열악하다는 것이 첫 번째였고, 인수인계 당시 전동평 군수가 군의회의 의결을 받도록 하는 조례를 무시하고 돈단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인수인계협약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군에서 주장하는 농산물의 홍보효과도 씨름이라는 종목자체가 비인기 종목이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 반대이유였다. 모두 타당성이 있는 지적이고 지역을 위한 중요한 고견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영암군청 씨름단 창단을 두고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니다. 전남도에 따르면 도와 22개 시·군에서 운영되고 있는 실업팀의 수는 영암군청 씨름팀을 포함해 모두 27개 팀으로 전남도(펜싱·정구·근대 5종·카누), 여수시(롤러스케이트·육상·요트), 목포시(하키·육상·축구), 순천시(정구·양궁), 해남군(육상·펜싱)이 복수의 체육팀을 보유했으며 11개 시·군은 1팀씩 운영하고 있다. 실업팀이 없는 지자체는 영광, 신안, 담양, 진도, 장흥, 함평 등 6개이다.
또 2016년 자치단체 재정공시를 보면 영암의 재정자립도는 13.7%로 화순에 이어 도내 군단위에서는 두 번째로 재정자립도가 높다. 도내 전체로만 놓고 보더라도 6번째로 높다는 점을 봤을 때 결코 재정자립도가 낮다고 보기는 힘들다.
특히 씨름은 지역과 적지 않은 인연을 맺어온 종목이다. 현대삼호중공업 씨름단 놓고 보더라도 1985년 현대중공업 씨름단으로 창단돼 2005년부터 현대삼호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꿔달고 10여년째 유일한 프로팀으로 영암에서 활동해왔다. 여기에 지역 대학교인 세한대학교에서도 씨름팀을 운영하면서 비인기 종목이지만 씨름은 꾸준하게 영암과 인연을 맺어왔다.
물론, 상당수의 지차체에서 스포츠팀들이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情)과 인연(因緣)으로 실업팀을 창단 가부여부를 판단해서는 안되지만 이미 지역이 씨름에 대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씨름팀 창단이 지역과 동 떨어진 종목은 아니다. 다만, 씨름의 경우 비인기 종목임에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민족 고유의 스포츠인 씨름은 최소한 설날과 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TV로 생중계 되고 영암군청이라는 이름과 영암의 이런저런 농·특산물이 전국에 노출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른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펜싱이나 정구, 카누, 요트, 하키, 육상과 같은 종목에 비해 홍보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
아직 어는 누구도 가보지도 않은 길을 두고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현재 영암은 상당한 침체기에 놓여있다. 조선업도 그렇고 농업도 그렇다. 무언가의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효과가 뛰어난 방안을 찾는다면 더욱 많은 출혈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씨름단 운영이 현재 영암이 처한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은 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리고 그 효과를 높이는 것은 이제 군과 군의회, 지역민들의 몫이 됐다. 연간 15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이윤을 창출할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리고 행정과 선수단은 왜 지역민들이 씨름단 창단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오래토록 지역에서 프로팀으로 활동했지만 코끼리씨름단이 지금까지 지역과 호흡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던 중 해체가 결정되자 영암 연고지이기 때문에 도와달라고 하는 식으로 비춰지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지역민들의 거부감도 한 몫 했다. 이러한 인식은 지금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단순히 군에서 돈만 받으면 되는 것이 아닌 선수단 스스로 영암군의 홍보대사라는 막중한 책임의식을 갖고 앞으로 3년 동안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 인식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군과 의회에서는 부정적 여론 속에서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대승적인 판단과 결정을 했다. 그 결정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는 이제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으로 존중과 관심이 필요한 시기로 서로의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