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무안·신안 지역구 국회의원 박준영 의원이 1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선고를 받으면서 당선무효의 위기에 놓였다. 박 의원은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지만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박 의원은 선고 직후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인정해 판결을 내렸다”며 “항소해 공정한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 창당 과정에서 공천 작업을 시작한 적도 없고 공천헌금으로 돈을 받지도 않았다”며 “선거 벽보를 만든 분들이 내가 법적 문제가 있으니 돈을 더 받으려고 공갈 협박한 이야기를 믿고 우리가 잘못했다고 하는 것은 법적 정의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이미 당선무효 형이 선고된 상황에서 결국 박 의원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항소와 상고를 거치면서 자신의 주장처럼 무죄를 입증하거나 형량을 줄이는 방법이 최선이다. 문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재·보선 전까지 대법원의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의 항소와 상고의 결과가 나오는 속도에 따라 지역에 재보선 태풍이 불어닥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조기대선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오는 4월 만만치 않은 규모의 ‘보궐선거’까지 치러진다면 지역 정치권은 연초부터 선거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재·보선 결과가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판결에 따라 치러질 수 있는 조기대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보선은 지역단위 선거의 성격이 강하고 대선은 전국규모의 선거이지만 만일 재·보선이 ‘미니 총선’ 규모로 치러진다면 그 여파가 대선에 후폭풍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호남 기득권을 쥐고 있는 국민의당과 기득권을 되찾아오려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치열한 지역선거전에 대선선거전까지 더해질 경우 어느 선거보다 변수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과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지난해 4월 총선 때와는 지역민심이 판이하게 달라진 점도 또 다른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물론 1심에서 당선무효형의 선고를 받은 박 의원이 향후 재판에서도 의원직을 상실할 것으로 단정할 수 없지만 자신 뿐만 아니라 회계책임자마저도 선거캠프 관계자에게 7700만원을 받아 조직 책임자 등에게 4200만원을 제공하고, 선거비용 5600만원을 초과 지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과 추징금 1300만원을 선고받으면서 당선무효의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5~6명 정도의 후보군들이 자의타의로 거론되는 등 재·보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미 행정적으로는 4월 재보선 관련 절차가 시작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오는 4월 12일에 실시하는 재·보궐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을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시작했다. 이번 재·보궐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 접수는 후보자등록 신청개시일 전일인 3월 22일까지 진행되는데 이번 재·보궐 선거는 2016년 3월 15일부터 2017년 3월 13일까지 당선무효나 사직, 퇴직, 사망 등으로 선거 실시 사유가 확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