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뿔났다. 최근 정부가 공공비축미·시장격리곡 우선지급금에 대한 환수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으로 이들은 정부의 실패한 양곡정책의 책임을 농민들에게 전가한다며 ‘환수결정 거부’ 의사를 확실히 했다.
지난 10일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농식품부는 ‘2016년 공공비축미ㆍ시장격리곡 우선지급금 환수 실시’ 보도자료를 통해 농민들에게 197억원을 거둬들일 계획을 발표했다”며 “쌀값 폭락에도 정부는 밥쌀마저 수입하면서 미국의 입맛을 맞춰왔고, 지난해 말 밥쌀 수입을 강행하면서 공공비축미 수매가도 30년 전 가격인 4만5000원(40㎏ 벼) 아래로 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민회는 “이는 농민에 대한 파렴치한 수탈행위이다”며 “정부는 시중 쌀 값이 떨어어져 수확기에 지급한 벼 값을 환수해야 한다고 하면서 쌀 값의 하락의 원인을 ‘15년산 재고와 미질 저하’라고 하지만 쌀 값 폭락은 무분별한 수입과 무능한 양곡정책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민회는 “정부는 쌀 값의 하락의 책임을 농민에게 돌리고 앞으로 쌀 수입과 쌀 값 폭락에 대해 저항하는 농민을 용납하지 않고 잘못된 양곡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며 “지자체와 농협이 벼 값 환수 업무를 전면 거부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이에 앞서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수확기 산지 쌀값 하락으로 매입 가격(확정 가격)이 우선지급금보다 낮은 초유의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농민들에게서 차액을 돌려받기로 해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환수 규모는 공공비축미 107억7000만원, 시장격리곡 89억5000만원 등 197억2000만원으로 추산된다. 농가당으로 계산하면 평균 7만8000원 수준이다. 전남에서는 6만1000농가가 49억여원을 반납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농협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쌀 값 일부를 농민들에게 반환하라고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나 다름없다”며 “이번 사태는 정부의 쌀 값 지지 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사후관리와 책임을 농협에 전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환수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대책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