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다가오면서 아이들 용돈에 대한 고민들이 많습니다. 용돈은 언제, 어떻게, 얼마나 주어야하며, 어떻게 관리시키는 것이 좋을까요?

▲ 원민우 아동청소년발달센터장

▶용돈을 얼마나 줘야할까?
용돈을 아주 적게 주거나, 많이 넉넉하게 주는 것은 좋지 않다. 너무 적은 용돈은 욕구불만에 시달리게 하고, 너무 많은 용돈은 낭비벽이 생기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의 경제상황과 물가, 주변 가정에서 주는 용돈의 수준을 감안해서 적정한 규모를 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래도 가정마다 지급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부터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기까지 용돈이 어떤 기준에 의해서 어떻게 지급될 것인지에 관한 큰 그림을 그려 설명해 주는 것이 좋겠다.
아이의 주간, 월간 지출할 금액이 얼마인지 함께 정해보고, 그보다 약간 적은 금액을 줘야 용돈을 아껴 쓰는 방법 등에 대한 경제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적은 데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해 다른 가정보다 용돈을 많이 주곤 하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부모가 쏟지 못한 정을 돈으로 보상하면 자녀들에게 그릇된 신호를 줄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용돈이 부족하다며 올려달라고 요청을 하면 용돈이 실제로 적은 것인지 자녀와 함께 용돈기입장을 보며 확인을 해보고, 불필요한 지출에 대해서 필요성을 물어 잘못된 소비를 깨닫도록 해줘야 한다. 만약 아이의 용돈에 대한 부족함에 설득력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용돈 인상을 반영해준다.
자녀가 무엇인가를 잘못했을 때 용돈을 줄여 벌하는 부모가 있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들은 용돈이 체벌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자녀의 소비태도 개선에 도움이 안 되고 억압 수단이 돼 버리기 때문이다.

▶용돈기입장 쓰는 방법 알려주기
처음에 용돈기입장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자녀에겐, 함께 시장이나 문구점에 가서 5000원, 1만 원을 쥐어주고 마음껏 사고 싶은 물건을 사게 하자.
그리고 집에 돌아와 구입한 물건들을 놓고 얼마에 샀는지 왜 샀는지 등을 조목조목 물어서 답하게 하고 그 내용을 용돈기입장에 기록하게 하면서 작성하는 법을 가르쳐 주면 된다.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깨우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말자.
용돈으로 해서는 안 되는 항목, 용돈을 더 주게 되는 상황 등을 꼼꼼하게 정하고, 결정한 규칙은 종이에 적어서 모두가 잘 볼 수 있는 장소에 붙여 둔다. 이런 과정은 규칙을 잘 지켜가면서 경제개념을 바로 잡고 신용을 쌓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깨닫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이와 용돈의 사용처, 규칙을 만들었다면 아이가 용돈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용돈 기입장 사용법, 은행 입출금 통장 사용법 등을 지도한다. 용돈 기입장을 사용할 때는 영수증을 함께 보관할 수 있도록 하고, 은행 이용법을 익히게 도와준다. 
용돈기입장을 3개월 이상 꾸준하게 사용해서 익숙해지면 수입과 지출의 결산을 해보게 한다. 수입과 지출 결산을 할 수 있게 되면 다음 단계로 한달 예산을 미리 계획하게 한다. 예산을 세우는 일은 수입과 지출을 알게 되었을 때 실행하는 것이 훨씬 쉽게 느껴지는데, 이때 아이가 꼭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목표 세우기와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짤 때, 금전적인 부분을 저축을 통해 이룰 수 있게 예산을 세우는 일을 해보게 한다. 이 과정을 아이에게 전적으로 맡겨도 좋지만 부모가 함께 예산을 짜보는 것도 좋다. 놀이공원, 스키캠프 등 아이가 원하는 목표를 잡으면 세부적인 사항을 구체적으로 기입하여 예상 비용을 계산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에 대해 아이가 예산을 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금융상품 가입 등도 부모가 조언하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다.
특별한 행사 예산인 어린이날, 생일, 휴가 등의 특별한 날의 지출계획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함께 예산을 세우는 것은 좋다. 지출계획 예산을 함께 세우다 보면, 아이는 제한된 가정의 수입을 이해하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의 필요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용돈관리법에 대해 아이가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된 후에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조언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주의할 점은 아이가 용돈관리 규칙을 잘 지키게 하기 위해, 아이의 자율을 지나치게 억압해 부모의 생각이나 요구를 강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