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학교기업’이란 학교가 장애학생들이 만든 물건들을 판매하기 위한 일반 사업장을 개설하고, 장애학생들에게 현장교육을 통해 취업으로 연계시키는 것을 말한다.
삼호읍에 위치한 청각 특수학교인 소림학교가 교육부가 주관한 ‘특수학교 학교기업’에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에 따라 소림학교는 청각 장애학생들의 현장실습 교육과 취업률 향상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10일 찾은 소림학교 실습실에서 포장 조립 전공과 학생들이 ‘양파 그물망 포장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이 포장작업은 처음에는 보잘것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사회에 나와서 홀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소림학교만의 중요한 현장실습 교육 가운데 하나다.
더불어 포장 조립실 옆에서는 서비스 수업을 하고 있었다. 서비스 교육은 제과 제빵과 바리스타 교육으로 나눠 진행됐다.

전공과 2학년인 이주용 학생은 “이력서도 쓰고 바리스타와 제과 제빵의 이론을 공부하면서 재미있게 수업을 듣고 있다”며 “실습교육을 통해 만든 빵을 기숙사 학생들한테 나눠졌는데 그때는 많은 양을 만들다 보니 좀 힘들었다”고 웃었다.  
소림학교만의 유일한 현장실습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지난해 대기업인 LG, 삼성전자 등으로 취업했고, 몇몇 학생들은 일반대학인 목포대와 나사렛대 등으로 진학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청각장애가 있는 심재봉 학생이 한국복지대학교 수시 1차에 전학년 장학생으로 수석 입학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지난 2013년 호남권 지적장애인 기능경대회에서 도자기, 제과제빵, 쇼핑백 제작 부분에 참가해 3명의 학생들이 장려상을 받은 것은 물론 같은해에 열린 전남장애인 직업기능경기대회에서도 화훼장식과 제과제빵, 그림 부분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장애인 컴퓨터 대회에도 출전해 금상과 우수상을 받는 등 학생들의 성과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같이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소림학교는 지난 57년 전쟁 고아 가운데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위해 설립된 소림목포농아원이 생기고 나서 시작됐다.
이어 지난 1980년 청각장애 특수학교를 개교한 이후 101명의 학생들이 제과·제빵, 바리스타 교육, 포장 조립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현장교육실습에서 만들어진 빵과 도자기, 화분 공예품 등은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200여 만원의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박종록 교사는 “청각장애 학생들의 취업과 관련해서 현장교육실습을 통해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장 실습을 통해 올바른 사회인으로 거듭나길 모든 선생님들이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김시영 교장은 “소림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54명의 교사와 교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학생들이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자립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장은 “이번에 우리가 학교기업으로 선정됐는데, 이는 전남도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다. 앞으로 영암군 특산물인 무화과를 이용한 가공식품을 만드는 등 지역사회와 협조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할 것이다”며 “학교기업을 이용한 각종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공공기관과 연결해 카페테리아 등을 운영해 장애학생들이 실제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