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의 우물은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빨래도 하고 나그네가 목을 축이며 쉬어가는 정감어린 곳이자 소통의 중심이었다.
지난해와 올해까지 군서면 동호리와 신덕정 마을, 영암읍 농덕리 백운정, 미암면 두억리 장수마을 등 4곳 마을의 우물을 복원시켰다. 해당 우물은 세월이 흐름으로써 곳곳이 노후화되거나 상수도의 보급으로 인해 주민들의 사용이 거의 없었던 곳으로 옛 우물이 복원됨으로서 주민들에게는 화합의 장소로, 또 비상식수원으로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 군서면 신덕정마을 우물 복원사업 전

최근 공사를 마친 군서면 신덕정 마을회관 뒤편 우물터. 이곳의 우물터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파란색 양철슬레트에 우물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의 우물은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바닷가였던 마을에서 유일하게 지하수가 흐르는 곳이어서 인근지역민들의 유일한 식수원이었다고 전해진다.
깊이는 약 1m가량 밖에 안 됨에도 불구하고 사시사철 깨끗하고 청량한 물이 계속 흘러나와 70호가 넘는 마을주민들이 식수 뿐만 아니라 빨래터로도 널리 사용됐다. 하지만 하구언이 막아지고 상수도가 보급되면서 이곳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주민들의 관심에서 크게 멀어진 상황이었다.

▲ 복원사업 후

이에 군서면에서는 마을 우물 정비사업 예산을 투입해 정자형태의 우물 주변을 정리함과 동시에 정자형태의 그늘막까지 만들어 또 다른 주민들의 쉼터를 제공했다. 특히 마을주민들은 전통문화 가치가 있는 조상들의 유산을 보존시켜 나가고 후세들에게 소중한 문화유산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심어주고자 매년 보름 즈음해 대규모 제를 올리면서 마을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해오고 있다.  
지역민들도 매우 반기는 분위기다. 마을주민 김재판(74)씨는 “이제는 우물이 크게 필요 없지만 마을과 함께 역사를 같이 해온 우물을 복원한 것에 대해 너무 좋게 생각한다”며 “돌아오는 설날에 찾아올 자식들에게 새로운 추억거리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