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새로이 깃발을 내건 영암군농민회 삼호읍지회의 초대회장으로 추대된 김평호 회장.
지회건설을 위한 지역농민들의 노력이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등의 인고의 시간을 참고 견딘 끝에 결실을 맺었던 삼호농민회의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된 김 회장은 “부드럽지만 절대 부러지지 않는 농민회를 만들겠다”고 취임일성을 밝혔다.
김 회장은 우선 “삼호읍 농민들은 전라남도의 F1경기장과 기업도시사업으로 조상 대대로의 생계터전인 간척지를 개발사업에 빼앗기고 아무런 보상이나 대책도 못 받고 쫓겨났다. 그들은 이에 항의해 전남도청 앞에서 2011년 여름 두 달여간 천막농성도 진행하고, 소송도 진행했으나 어떤 성과도 얻지 못하고 권한 없음으로 패소했다. 또한 개발정책에 찬성하는 땅이 있는 주민들과 생계터전을 뺏긴 농민들 사이의 대립과 반목은 깊어졌으며, 대불공단과 농촌이 혼재돼 있어 농민중심의 원주민들은 점차 소외되고 설자리를 잃어가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농민들을 대변하는 조직의 필요성은 더욱 강하게 제기됐다”며 삼호농민회의 창립배경에 대한 설명부터 꺼내들었다.
그 대안으로 찾은 것이 바로 농민회라는 조직이었다. 특히 삼호가 주축이 되는 무화과특화사업특구로 영암이 선정되고, 132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그 예산이 농민들에게 올곧게 사용되는지 감시하는 역할자로서 농민회의 존재가 꼭 필요했다고 한다.
이에 김평호 회장을 비롯해 이기정, 신영복 삼호농민회 창립 발기인 공동대표, 위원들이 함께 삼호 지역 내 76개 마을을 일일이 돌며 삼호농민회의 창립을 알리고 회원들 모집에 나섰다.
그 결과 첫 걸음을 내딛는 신생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80여명의 회원들이 뜻을 함께했다. 그리고 창립총회에서는 150여명이 참석해 삼호농민회 출발을 축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삼호 농민회 창립총회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 저 자신도 놀랐다”며 “그만큼 삼호 지역의 농민들에게 농민회라는 조직은 꼭 필요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막 깃발을 세우고 조직을 다져나가야 하는 삼호농민회이지만 당장 산재되어 있는 일이 태산이다. 우선 삼호농민회가 태동하기 전부터 계획했던 벼농사 특별위원회와 무화과 특별위원회, 청년위원회 구성을 통한 내실 갖추기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환수 정책에 맞서 지역농민들과 함께 거부운동에 나섬과 동시에 3일에는 ‘무화과 농산업발전 토론회’를 삼호종합문화센터 대강의실에서 가지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로 하며 삼호농민회의 활동 영역을 점차적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김평호 회장은 “농민회라고 하면 대개 강성조직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계파와 편견을 초월해 오로지 농민들을 위한 조직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을 하겠다”며 “대나무는 강한 바람에 휘어지되 부러지지 않듯이 삼호농민회도 대나무와 같은 조직으로 향후 1~2년 뒤에는 삼호에서 가장 인정받는 단체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