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여중 3학년 박 향 원

양승희 선생님 덕분에 국립국악원에 가서 연주를 하게 됐다. 공연 전에 1주간 특강을 하여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워나갔다. 공연일이 다가오자 심장이 고장이 났나 빠르게 뛰어왔다. 드디어 공연 날!! 우리는 점심때까지 서울에 도착해야 되서 새벽에 출발하였다.  
출발 시간까지 준비하지 못할까봐 두려워 잠을 이루기 힘들 것 같았지만 아주 푹 잤다. 하지만 그래도 피곤했던 것인지 난 버스에 오르자마자 잠이 들었다. 한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머리를 다듬은 후 리허설을 하기위해 무대 뒤편으로 갔다. 원주 초등학교 학생들이 먼저 하고 있어서 그 다음이 우리인 줄 알고 우린 계속해서 기다렸다. 약 10분이 지나 다리가 아파왔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리허설을 한다는 설렘에 참고 기다렸다. 그런데 가야금 선생님께서 우리 쪽으로 오셔서 우리 순서는 5번째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다리가 더 아파오는 것 같았다. 우리는 대기실로 가서 차례가 오길 기다렸다. 
마침내 우리가 리허설 할 차례가 되었다. 떨리는 마음을 붙잡고 무대로 한걸음 한걸음 갔다. 자리를 잡은 후 장구 장단이 들려오길 기다렸다. 그런데 우리가 연습했던 도입부 부분과 달랐다. 우린 한 장단(?)을 한 후에 연주가 시작되는 것을 연습해왔지만 공연 때는 장구 장단이 들려오면 바로 연주를 시작해야했다. 
당황한 채로 리허설은 시작되었다. 거기에 나는 안경까지 벗고 해야 되어서 많이 실수했다. 정말 리허설이어서 다행이었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우리 차례가 오기 전에 머리와 화장을 수정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만 가슴이 떨려왔고 긴장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니까 긴장감이 떠나가 버리고 설렘이 찾아왔다. 
기다리기를 반복하다 우리가 할 차례가 와서 무대 뒤편으로 갔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스태프가 바로 들어가라고 했다. 마이크를 차는 학생들이 아직 안 온 상태였다. 우리가 자리를 잡은 후 마이크를 차는 학생들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공연 시작 전에 도착해서 다행이었다. 장구 장단이 들려와 무대 장막(?)이 올라갔고 우리의 연주는 시작되었다. 눈이 안보여 관객들의 형상만 보였던 나는 전혀 긴장하지 않고 연주할 수 있었다. 모두 그동안 연습했던 곡들을 열정적으로 연주했다. 공연이 끝난 후 뿌듯한 마음과 함께 웃음이 흘러 나왔다.
매우 피곤하고 길고도 짧았던 시간이었지만 그 모든 것을 공연 후 보내지는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씻겨주는 것 같았다. 이렇게 큰 무대에 서보니 정말 좋은 경험을 쌓게 되었고 가야금에 더욱 더 빠지게 되었다. 그동안 가르쳐 주시느라 수고하셨던 양승희 선생님과 모든 가야금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이날의 추억은 길이길이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