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지난 26일. 한적한 시골마을인 서호면 무송동마을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젊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바로 서호면청년회 회원들이 집수리봉사에 나온 것이다. 이석우 회장을 비롯해 회원들은 암으로 아들을 떠나보내고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노부부의 집을 찾았다.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얼마 되지 않는 재산을 모두 탕진했으나 재산이력으로 인해 기초수급자로서 행정의 도움을 받지도 못하고 있는 노부부의 딱한 사정을 들은 청년회 회원들은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되고자 집 수리에 나섰다. 이석우 회장은 “서호면의 봉사단체로서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며 취재요청에 손사레를 쳤다. 하지만 주위의 반응은 서호면청년회에 대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말 그대로 오른손이 한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봉사활동을 실천하는 단체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2일에는 목포신항 세월호 거치장소를 찾아 유가족들에게 고구마 60박스를 전달하고 유가족이 숙식하는 컨테이너를 생활하기 편하게 수리해주는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번 봉사활동은 내무부회장으로 있는 이승진 회원의 건의로 비롯됐다. 너무나 뜻깊은 행사기에 회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이에 이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왕인문화축제 향토음식점 수익금을 통해 고구마를 넉넉히 구입해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일체의 기념사진은 찍지 않았다. 아직도 가족이 차가운 세월호에 갇힌 채 찾지 못하고 있는 유가족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하는 모습이 안 좋게 보여 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은 “유가족에게는 아픔의 장소고 슬픔의 장소인데 기념사진을 찍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다”며 “당사자가 아닌 저 역시 울컥하는데 그냥 그분들을 위해 무언가 드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회원들은 올 겨울에는 김장김치도 유가족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그리고 세월호가 모두 수습되는 순간까지 이같은 활동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이뿐 만 아니라 집수리 봉사, 어린이 방과후 학습지원, 초·중학교 장학금 전달 등의 기존의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서호면청년회의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호출신이자 천보정밀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율 대표를 비롯해 영암하우징 전용현 대표, 영암 포닉스 김명진 대표가 힘을 보태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