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작은 관심이 다른 사람들에게 힘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최근 경찰청에서 선정한 2017년 2분기 숨은 일꾼에 뽑힌 김재찬 경위. 33년간 전경시절부터 영암경찰서에서만 근무를 하며 월출산의 머슴경찰관 역할을 해온 김 경위는 눈에 띄지 않는 분야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숨은 일꾼’에 선정됐다. 전남경찰청에서는 김 경위가 유일하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할 뻔 했던 사건들부터 조카 등 일가족 4명을 살해했던 범인을 검거했던 사건까지 수사분야에서 베테랑으로 활동했던 김 경위는 지난 2015년 보안계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타국에서 외롭게 일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는 친근하고 믿음직한 버팀목으로 이제 갓 입문한 신입 순경이나 전입 직원에는 푸근한 선배로 불리고 있다.
사실, 영암경찰서에서 보안계가 맡는 임무는 상상을 초월한다. 조선불황 등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숫자가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5000여명의 외국인 관리와 18명의 탈북민 관리, 여기에 400세대에 이르는 다문화가정까지 김 경위가 모두 챙겨야 할 대상들이다.
김 경위가 보안계장의 직책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인간적인 접근이었다.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해 탈북민,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에게 경찰은 기피의 대상이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억울하고 힘든 일을 겪었음에도 경찰의 도움을 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에 김 경위는 이들에게 업무적으로가 아닌 진심을 담아 마음을 전했다. 이역만리 타향에서 생활하는데 불편함은 없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챙겼다.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 자신의 일처럼 나서 해결하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리고 외국인 자율방범대, 스리랑카 밴드 위문공연, 이주여성 커뮤니티와 외국인자율방범대 자매결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들과 소통을 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김 경위의 진심어린 소통은 외국인 밀집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련 범죄가 크게 감소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을 어렵게 탈출해 영암에서 생활터전을 일구고 있는 탈북민 가정에 대한 애정도 깊었다. 일례로 남편이 폐암 투병을 하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탈북민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김 경위는 직접 군에 도움을 요청하고 발로 뛰면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연계한 것은 경찰서 내에서도 유명한 일화다.
김 경위의 인간적인 면은 청 내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일당백의 역할을 해내는 직원들을 마냥 보고 있을 수 없어 김 경위는 항상 맨 앞에서 진두지휘에 나선다. 그에 따르는 성과와 칭송은 당연히 후배들의 몫으로 돌린다. 그리고 또 다시 항상 웃는 모습으로 후배 경찰들에게 한걸음 다가가 자신의 33년간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면서 묵묵히 숨은 일꾼을 자처하고 있다.
김재찬 경위는 “예전에는 경찰은 권위의식이 있는 조직이었지만 지금은 국민들과 소통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으로 바뀌었다”며 “항상 경찰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주민들이 있다면 지위를 막론하고 달려가는 것은 당연하고 앞으로도 계속 민원인들과 소통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