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이 속해 있는 영산강 유역은 비옥한 토지로 인해 한반도에서 최초로 벼농사가 지어졌고, 예전에는 바다를 접하고 있어서 삼각주 평야가 매우 발달했던 곳이다.
이러한 까닭에 옹관무덤과 더불어 고인돌, 선사시대 유물 등이 많이 출토된 것은 물론 줄다리기, 고싸움놀이, 강강술래, 농악, 농요 등의 벼농사 문화가 이미 형성됐다. 
이같은 토대 위에서 영암의 대표적인 농요로 발전해 온 ‘갈곡들소리’가 지난 9일 왕인문화축제 봉선대 광장에서 수많은 관람객들이 모인 가운데 선보였다.
박호규 갈곡들소리 보존회장은 “갈곡들소리 농요가 전해져 온지 530년이 넘었다”며 “기계가 농업일을 대체한 뒤로부터는 사라져 복원된지 13년 정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복원은 갈곡들소리 보유자 선소리꾼 유승림씨의 가르침으로 보존회원들이 여러 가지 농요소리를 습득해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왕인문화 축제에 선보인 재현 행사는 70여명으로 구성된 보존회원들이 “여보게들, 밭메러 가세”라는 힘찬 구령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하얀 저고리 옷과 머리띠를 두르고, 모내기를 하기 위한 각종 도구인 지게, 우장, 바구니, 독을 손이나 머리위에 올려놓고 입장했다. 이어 관객들이 둘러쌓은 메인 무대를 돌면서 ‘얼씨구나 좋구나’ 등 흥겨운 몸동작과 노랫소리를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모내기를 하면서 부르는 ‘갈곡들소리’는 모찌는 소리, 모 심는 소리, 논매기소리, 장원풍장소리 외에 물 품는 소리, 도리깨질소리, 나락등짐소리, 보 막는 소리가 무대 곳곳에 울려 퍼지며 멋진 장관을 연출했다.
‘갈곡들소리’는 지난 2003년 영암군대표로 출전해 남도문화제 대표작, 다음해 전남대표로 출전해 제45회 한국민속예술축제 최우수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53호로 지정됐고, 같은해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같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주민들이 논일을 하면서 들소리를 내는 광경은 지역축제, 행사 등에서나 겨우 볼 수 있을 뿐이다.
박 회장은 “농사가 기계화 돼서 들소리를 부르면서 농사를 짓지도 않고, 회원들의 나이가 많다 보니 연습하는 것이 힘에 부치는게 사실이다”며 “또한 들소리를 전수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