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 정동마을에서 내려오는 고유한 민속전통놀이인 정호제 시연 행사가 열렸다.
마을의 안녕과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시종 정동정호제가 올해도 여김없이 왕인문화축제 프로그램에 선정돼 관람객에게 선보이게 됐다.
지난 7일 찾은 시종면 신학리 정동마을회관 광장.
마을회관 광장 중앙에는 정동 정호제를 알리기 위한 두 개의 깃발이 우뚝 솟아 있었고, 우물을 상징하는 모형틀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형선 정동정호제 보존회장이 마을회관에 들어가서 마이크를 잡고, 농악단 소집을 알리자 소고, 꾕과리, 북, 징을 들고 나오는 마을사람들이 하나둘씩 마을회관 광장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정동정호제 인간문화재에게 전수받은 제자인 손정순씨를 선두로 20여명의 농악단은 두줄로 서서 풍악을 울리더니 다시 한줄로 모이는 진풀이를 시작했다. 진풀이란 농악단이 달팽이 모양으로 모여들었다가, 다시 반대 방향으로 흩어지는 형태로 정호제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첫 단계 가운데 하나다. 
이어 손씨를 중심으로 큰 샘인 우물로 가서 새끼줄을 꼬면서 작년에 묵은 물을 퍼냈고, 마을 중심에 있는 당산나무로 모여 올해 마을의 안녕과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당산제를 지냈다.
당산제는 마을 사람들의 무명장수를 기원하는 고사로 ‘고사로다 고사로다/ 샘각씨님께 고사로다’라는 고사소리가 마을 전체에 울려 퍼지고, 시종 정동마을 사람들은 하나가 되어 흥겨운 대동 한마당을 연출했다. 
손씨는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서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자리다”며 “정호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영암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다”고 말했다.
고등학생들도 정호제 시연행사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안병덕 3학년 전자과학고생은 “친구 엄마 아빠의 소개로 시연 행사에 처음으로 참여했다”며 “내가 태어나고 자란 영암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속놀이인 정호제를 잘 이해한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면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정동정호제는 매년 정월 대보름이 되면 새벽에 마을 제관을 선정해 제물을 장만하고 마을의 큰 샘에서 제사를 지냈지만, 지금은 영암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로 계승 발전했다.  
정호제에서 부르는 노래는 고사소리와 당금소리 등 두가지가 전해져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