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조합장모임 정명회 대표    前 괴산불정농협조합장    남 무 현

우선 연임을 하셨던, 새로 당선 되셨던, 새 조합장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조직 운영과 사업경영의 혁신과 활성화에 큰 성취를 얻기를 진심으로 빌어마지 않습니다. 조합장으로서 지역조합 경영을 책임져 보았던 동료이자 선배로서, 그리고 농협개혁운동의 한길을 함께 가야 할 동지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감히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너무 많은 욕심과 기대를 갖지 말자는 것입니다.
조합장 한 분이 바뀌었다고 조합 사업이 한 번에 모두 바뀔 수는 없습니다. 사실 3월 11일 선거를 통해 조합장만 바뀌었을 뿐 직원도, 임원도, 시스템도 바뀐 것은 없다는 점, 앞으로 임기 4년 동안 조금씩 변화시켜 나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냉정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조합원으로부터 들으면 답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문현답’이라 하나요?(‘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조합원의 형편이 어떤지, 고충이 무엇인지,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는 것이 조합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조합원의 필요에 의한 사업을 추진해야 하리라 봅니다. 이를 위해 분과위를 내실화하고, 이사회의 전문성과 경정심의역량을 강화하며, 대의원총회를 통한 상향식 조직 운영에 더욱 철저하려고 노력해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모르면 묻고 공부해야 합니다.
직원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농협개혁은 ‘아는 만큼만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합장이 그것까지 알 필요 있나 뭐”, “몰라, 전무한테 물어봐”라는 방식으로는 결코 변화와 개혁을 얻을 수 없지 싶습니다. 특히 ‘지역농협이 지역농업에 대한 고민이 없으면 직무유기’라는 점입니다. 우리 관내 지역농업의 현황과 구성체계, 장점과 단점, 위기 요인과 기회요인, 각 구성원 주체들의 고충과 성과와 요구사항 등등을 잘 파악하면서 지역 농업이 5년 뒤, 10년 뒤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조합원, 직원, 임원, 외부전문가 등 각 주체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토론하고 설계하여 비전과 전략을 함께 잘 디자인하여 집중 실천하는 데 승부를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넷째, 투명하게 경영하면 조합원이 내 조합으로 여기고 엄청난 힘이 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아예 3만원 쓴 것까지 공개하고, 대의원들에게 조합 돌아가는 (사업적으로나 재무적
으로) 격월이든 분기든 정기적으로 공개 보고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결산서는 가능한 쉽게 작성하여 대의원들이 주인으로서 내 살림을가능한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다섯째, 농산물은 잘 팔아준다고 잘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조합원 중 10%에 불과한 상업농의 농산물을 잘 팔아주는 데서 만족해버리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분들 앞선 선도농가나 선도 영농조합들의 생산품을 잘 팔아주는 것도 당연히 잘 해야 합니다. 그러나 기본 관점, 기본 주력방향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사업하는 통합적 안목을 언제 어느 때나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어르신, 여성농민, 새로 지역에 들어와 농사짓기 시작한지 이삼 년에서 칠팔년 오래지 않은 신규 귀농인도 농사지을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여섯째, 조합 간 협동과 연대의 힘을 발휘합시다.
공동 교육사업부터, 공동 구매사업, 공동 판매사업까지 협동의 힘을 발휘하면 각 조합에게 유익이 되는 분야와 과제는 한둘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교육사업부터 조합 간 공동으로 전개해 봅시다. 또 비닐 등 농자재 한 품목부터라도 공동으로 구매해 봅시다. (현 시가의 30%이상 비용 절감도 가능하지만, 이런 작은 듯 하지만 절실한 것부터 협동하고 연대하는 경험과 과정이 쌓인다면, 그리고 한 시군 내의 경험이 지역을 넓혀 광역으로 전국으로 나아간다면, 얼마나 대단한 상황이 벌어질지 꿈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특히 지역 내 이종협동조합, 지역사회 단체, 주민조직들과 연대하는 일입니다. 기존
영농조합이나 농업회사법인 등 농업관련 조직들은 물론이며, 생협 등 소비자조직, 그리고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른 신생 협동조합들, 마을기업, 공동체회사, 사회적기업, 나아가 지역 관내 여성농업인센터나 다문화가정센터, 사회복지센터들 등과 교류 연대하며 사업 제휴, 공동사업 추진 등 다양한 연대활동에 나서봅시다.

끝으로 제가 지난 10년간 전형적인 농촌형 조합, 괴산 불정농협의 경영을 맡아 일해 오면서 늘 염두에 두고 실천하려 한 조합경영의 5원칙을 소개해 봅니다.                               

<식량닷컴>

▲ 괴산 불정농협의 5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