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여성 출신 각 국가들의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왕인문화축제 기간에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일 열린 축제에는 영암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주관으로 아시아전통문화체험이라는 이색적인 체험 부스가 들어섰다.
부스에는 몽고를 비롯한 중국, 태국, 필리핀 전통 옷들이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었고, 각국의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몽고 출신의 에르덴, 중국 설금옥, 태국 김지민, 필리핀 아미, 베트남 김유미씨 등 5명으로, 이 가운데 몽고 출신 에르덴, 중국 설금옥씨 등을 만나 한국생활과 고향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삼호읍에 거주하고 있는 에르덴씨가 한국에 처음 온 시기는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몽고 수도에 위치한 울란바트로 국립대학을 졸업하고 3~4년정도 사회와 역사를 가르치기도 했던 그가 여기에 온 이유는 확실했다. 한국과 몽고사람이 외모적으로 큰 차이가 없고, 무엇보다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끔씩 고향이 그리울 때도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마음씨 좋은 시어머니와, 장남인 남편, 9살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해 매우 속상했지만 지금은 적응해서 생활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옆에 있던 중국 길림성 출신 설금옥씨의 한국에 온 계기와 고향이야기도 물어봤다.
설씨는 지난 2006년 서울에 있는 고모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7살 아들, 5살 아들, 3살된 딸 등 3남매를 두고 있다. 고향에서는 잠시 한국 회사에서 중국어 통역을 했던 그는 여기에서 경찰서 멘토, 은행에서 통역일을 맡았다. 현재는 아이가 셋이다 보니 아이 돌보랴 일하랴 힘들어 그만 뒀지만 다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중이다.  
그는 “중국은 영토가 매우 커서 좀 느긋한 면이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매우 열심히 사는 것 같다”며 “서울은 차도 많아 정신이 없지만 삼호읍은 매우 살기 좋은 곳이어서 일도 하면서 아이도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태국 김지민씨의 이력을 물어봤다. 7년전에 온 그는 한국에서 결혼한 친구 초청으로 놀러왔는데, 덥지 않은 적당한 기후와 눈 내리는 풍경에 반해 이곳에 정착했다. 
5남매 가운데 막내인 그는 아직 아이가 없다. 그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SNS를 통해 부모님과 자주 연락하면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 있다. 그는 부스장 안에서도 부모님에게 ‘잘 살고 있어요 걱정하시 마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처럼 다문화가정 여성들은 문화적 차이를 당당히 극복하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면서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