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앞 광장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
주민·학생·노동자·농민 등 300여 명 참석

‘꽃처럼 아름다운 그대가 있는 그 곳은 항상 봄이길’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영암군청에 설치된 분향소에 비치된 방명록에 한 영암여고 학생이 조문 후 남긴 글이다.
이외에도 방명록에는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고 평화되길 바라며’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등의 글귀들이 적혀 있었다.
지난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며 295명이 사망하고 현재까지 9명이 실종 상태인 세월호 침몰 사고 1주기, 전 국민이 슬퍼했고 넋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곳곳에서 열린 가운데, 영암지역에서도 지난 1주일 동안 각급 학교를 비롯해 종교단체, 사업장 등에서 자체적인 추모 행사가 계속됐다. 또 지난 15일에는 영암군청에 분향소가 설치돼 지역 주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16일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대변하듯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가운데서도 학생들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이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추모 발길을 끊임없이 이어갔다.
이들은 앞으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면서 깊숙이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마음에서 1년 전 흘렸던 눈물을 다시 쏟아냈고, 눈시울을 붉히며 밝게 웃고 있는 어린 학생들의 영정 사진 앞에 국화꽃을 건네며 헌화, 묵념했다.
분향소를 찾은 영암여고 최효빈 학생은 “지난해 학교 수업 중에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글썽 거렸다”며 “무엇보다 마음이 매우 안타까워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전한 순간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른들이 안전에 더욱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영암여고 박다은 학생은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으로 실종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주길 바란다.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빈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분향소에는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힘내세요. 아직도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라는 수  십 개의 노란리본들이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리며 가지런히 묶여 있었으며, 추모 제단 위 바로 옆에 설치된 한 공간에서는 ‘세월호를 인양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시행령을 철회하라’를 위한 지역민 서명 운동도 펼쳐졌다.
영암군청 앞 광장에는 분향소를 찾은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 추모행사를 주최한 민주노총영암군지부·정의당영암군위원회·민주민생영암행동·영암군농민회·참교육학부모회영암지회·영암언론협동조합 등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내건 노란 현수막과 ‘아직 바다 속에서 나오지 못한 몇 명의 학생들이 어서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라는 글씨가 적힌 노란 추모리본 등이 이곳저곳에 걸려 있어 유가족과 실종자들의 깊은 아픔을 위로했다. 
또한, 본격적인 추모문화제를 하기 전 사전 행사로 영암여고를 비롯한 삼호서중, 구림공고 등의 지역학생들이 노란추모리본 달기와 엽서 만들기도 진행됐다.
해가 뉘엿뉘엿 지자, 교복 차림의 영암여고 학생들 수십 명이 손에 손에 촛불을 하나씩 들고 군청 앞 광장으로 모여 이어 열릴 추모 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추모 문화제는 팝페라 가수인 임형주가 부른 ‘천개의 바람이 되어’가 군청 광장에 울려 퍼진 가운데, 전동평 영암군수의 추모사를 시작으로, 민경관 민주노총영암군지부장의 추모사, 임다영 영암여고 학생회장의 추모 편지글 낭독, 김철호 영암군청 총무과장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영암군지부 김찬용 사무국장의 추모 색소폰 연주, 김동연 정의당영암군위원회 교육정책부장의 추모시 낭송, 임봉금씨의 세월호 한타령으로 진행됐다. 또한 이병채 해남북평중학교 교사가 추모곡 ‘꽃아꽃아’를 불러 추모문화제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추모문화제를 마치고 참석자들은 가슴에 노란 리본과 깃발을 들고 ‘세월호를 인양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시행령을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영암군청을 출발해 영암읍 오일시장, 영암여자중고등학교, 영암읍사무소, 동무지구로 이어지는 약 2km정도의 시가행진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