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정례회의에서 손을 번쩍 들어 군수님께 당당히 의견을 이야기한 당찬 신입이 있었다.
2014년 영암군청 주민생활지원과에 신규임용 된 배민주(25세)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정례회의에서의 당찬 모습 때문인지 올 해 신규임용 되어 영암군에서 함께하게 된 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요청에 가장 먼저 배민주 씨를 추천해 주셨다.
배민주 씨는 어렸을 적 아버지가 일용직으로 오랫동안 근무하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월급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중학교 때 집안 환경이 어려워졌고, ‘복지’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그 때부터 사회복지 쪽에 관심이 갖고 사회복지공무원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적 가졌던 장래희망을 실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배민주 씨는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원하던 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장래희망을 이루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즐겁기 만한 것은 아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 일을 시작한 뒤에 겪게 되는 일에는 다소 차이가 있고, 그에 따른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배민주 씨는 “제가 맡은 업무 중에 ‘생활안정자금’이라는 게 있어요. 생활이 어려운 분께 저금리로 융자해 주는 사업인데 빌려간 분들이 제 때 납부해 주지 않으면 제가 전화를 해서 은행원처럼 독촉을 해야 되요. 그러다보면 저에게 그 분들이 안 좋은 이야기를 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 이게 지금 맞는 일인가 하는 그런 회의감이 들어요.”라며 마음 같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 조금 어렵다고 했다.
이런 어려운 일이 있는가 하면 뜻 깊은 일도 있었다.
처음 긴급지원 나갔을 때 만난 할머니는 퇴행성관절염을 오랜 기간 방치해 수술이 시급했다. 다행히 지원을 받아 수술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할머니는 고마운 마음에 군청으로 직접 배민주 씨를 찾아와 고맙단 인사를 전했다고 했다. “정말 기뻐서 오지랖 넓게 다음에 꼭 찾아뵙겠다고 약속까지 했어요.” 민주 씨는 그 때 생각을 하면 아직도 벅차다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 뿐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는 것도 큰 도전이다. 광주가 고향이라는 민주 씨는 현재는 영암에서 지내고 있다. “전 광주도 시골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영암은 조금 더 그런 분위기여서… 내가 여기서 잘 생활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됐어요. 막상 지내보니 걱정과 다르게 좋아요. 같이 일하는 분들이 잘 챙겨주시기도 하고, 영암을 돌아다니다 보니 금세 정이 들었어요. 이젠 이런 분위기가 좋아 보여요. 다만 극장이 없다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할만한 문화공간이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워요. 영암엔 친구도 많지 않아서 만나기도 쉽지 않고…”라고 말했다.
어떤 질문에도 똑 부러지는 목소리와 말투로 자기 생각을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민주씨의 모습에서 젊은 나이만큼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말해달라는 요청에 민주씨는 현장 업무가 많아 자주 돌아다녀야 하는데 더 열심히 돌아다니고, 더 자세히 살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적절한 도움을 주고, 영암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많이 알리고 싶다며 “제 꿈이 너무 큰가요?”라며 반문했다.
민주씨가 이루고자하는 새로운 꿈을 이번에도 이룰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