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실시된 도포농협과 덕진농협 간의 ‘낭주골농협’ 합병계약 승인을 위한 조합원투표에서 도포농협 조합원의 승인을 얻지 못하며 합병안이 부결됐다.
도포농협 2층에서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된 이날 도포농협 조합원 투표에서는 전체 조합원 1천285명 중 1천9명이 투표에 참여 78.5%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으며, 합병계약 승인에 대한 찬성 414표, 반대 584표, 무효 11표, 기권 276표로 합병안이 부결됐다.
도포농협 조합원 투표는 애초부터 조합원들 스스로 ‘졸속·부실합병 조합원 반대 대책위’를 조직할 정도로 조합원들은 자율합병이라는 방식에 대한 불만이 많았었고, 내년 3월에 있을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시기를 조정했다는 의구심 등으로 반대 의견이 주를 이뤘던 터라 압도적인 결과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도포농협 임직원들이 적극적인 합병 홍보활동에 나서고 투표위임장을 받고 다니는 등 조직적 활동을 전개한 결과가 당일 투표장에 의외로 많은 조합원의 참여를 이끌었다. 승합차량 3대를 동원해 조합원의 투표를 조직화해 냈고, 차량이 도착할 때마다 의외의 투표자들이 출현함에 합병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긴장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6시 투표가 종료된 후 곧바로 개표가 진행되었고, 30여분 만에 개표가 마무리되고 이진용 조합장이 찬성 41.03%, 반대 57.88%의 결과로 합병계약 승인의 부결을 선언한 뒤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대책위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합병 자체에 대한 반대이기 이전에 방식과 절차 등 이해하기 힘든 도포농협의 행보에 조합원의 소중한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합병이 꼭 필요한지, 해야한다면 방법과 절차, 대상 등에 대해서 조합원들의 의견수렴을 제대로 거쳐 논의되야 할 것이며, 또다시 재투표를 일방 추진하게 된다면 거센 저항만 반복될 것이다”라며 도포농협의 추진과정에 대한 오류를 지적했다.   
반면에 덕진농협 조합원 투표에서는 투표권을 가진 1천162명의 조합원 가운데 980명(84.34%)이 투표에 참가해 찬성 497표(50.71%), 반대 470표(47.96%), 무효 13표, 기권 182표로 합병계약에 대한 조합원 승인을 얻었다.
과반수 득표를 힘겹게 넘겨 승인 의결됐지만, 지난 6월 합병권고를 받은 덕진농협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내년 6월까지 합병을 추진해야하는데 자율합병 방식으로 합병계약을 이끌어내 도포농협과의 합병이 환영을 받을 수 밖에 없었기에 조합원 승인 의결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한편, 도포·덕진농협은 합병계약 당시 계약서에 ‘조합원 투표에서 의결을 얻지 못한 조합은 의결을 얻지 못한 날로부터 1월 내에 조합원 투표를 재실시 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어, 합병계약 승인을 위해 도포농협만 재투표를 실시할 가능성도 열어논 것으로 알려졌다.